건강가정기본법 제정 10주년 백서 발간사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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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조회 839회 작성일 2014-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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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가정기본법 백서 발간사
조희금(대구대학교 교수)
건강가정기본법 제정 10주년입니다!
먼저, 법 제정을 전후하여 힘을 모아주시고 같이 고생해 오신 모든 분들과 이 시간을 함께 축하하고 또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가정학이라는 하나의 지붕 아래에서 만났고, 건강가정을 중심으로 모였던 우리들입니다. 그 과정 속에서 함께 했던 많은 기억과 경험들,서로를 향한 신뢰, 우리를 하나 되게 만들었던 결속력, 새롭게 발견한 우리 안의 잠재력과 역량, 이러한 것들을 오늘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과거를 돌아봄과 동시에 미래지향적 과제를 함께 모색해 보자는, 또 다른 다짐과 도전 또 서로에 대한 격려의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한 세기 이상 삶의 질, 가정생활만족, 행복, 가정복지, 건강가정 등을 지향하며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가정학은, 일상생활의 학문이라는 정체감에 기반하여 경쟁적이고 치열한 체제와 대비되는, 돌봄의 공동체로서 생활세계에 주목해 왔습니다.
그러나 주지하는 바와 같이, 자본주의 삶의 방식에 익숙한 우리는 물질만능주의와 개발, 경제적 발전,능률과 생산성, 편리함 등을 앞세워 빠르게 달려왔고 예전보다 더 잘 살게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기도 했습니다.
빠른 변화 속에서, 우리 가정이 돌봄공동체로서의 넉넉함과 여유, 기반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이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가정학 내에서 가정복지, 건강가정에 관한 연구와 관심이 정책, 제도적 기반 구축으로전환된 것은, 아마도 이러한 추세를 읽어내고 진단하며, 우리의 사회적 과제를 찾는 과정과 맥을 함께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 결실이 바로 건강가정기본법일 것입니다. 건강가정기본법의 제정으로 우리사회의 가족정책은 한 단계 높아졌다고 하겠습니다.
개별가정에 맡겨져 있던 사적인 영역의 가정은 건강가정기본법을 통해 국가와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하는 공적인 대상이 되었습니다.
건강가정기본법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악화된 구조 속에서도 건강가족적 관점에서 가족의 탄력성을 발견하고자 하며, 가정 자체를 자원화 하면서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문분야에서 꾸준히 연구해 온 성과들이 건강가정기본법에 녹아 있으며 몇 차례에 걸친 개정과 변화 속에서도 그 기본 정신과 주요 내용은 계속 유지되어 왔습니다. 건강가정기본법을 둘러싼 환경적 변화가 주목되는 요즘이지만, 건강가정기본법이 토대한 이념과 지향성은 흔들림이 없을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우리를 하나 되게 만들었고, 가정학을 실천학문으로 견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만든 결정적 요소이며, 건강하고 가족친화적인 문화 속에서 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핵심적인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치열한 경쟁, 생존의 스트레스는 앞으로 점점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가정은 사랑, 신뢰, 소속감, 정서적 안정과 같은 친밀감을 경험하는 생활의 단위로,동시에 미래 세대를 건강하게 길러내는 일상적‧세대적 재생산의 단위로, 우리 사회 더욱 중요한 공동체로 자리매김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정생활을 통해 체득한 배려, 대가를 따지기 힘든 돌봄의 의미, 자발적인 협력과 연대 등은 우리의 미래가 필요로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입니다.
법 제정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런 경험과 일련의 자료들을 정리하여, 세월이 지나면서 언젠가는 이런 건강가정기본법 제정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해서 기록해 놓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백서 작업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건강가정기본법 제정과정과 그 이후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다양한 사업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 우리의 어디에서 그런 큰 힘이 나올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시 우리는 그런 일들이 힘들기는 하지만 나름 보람이 있었고, 같이 가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으며, 그 와중에도 만나면 늘 즐거웠습니다.
우리 모두의 열정과 신념이 뭉쳐서 그런 대단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아도 우리들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던 시절이었습니다.
날마다의 우리의 일상이 덜 경쟁적이고, 너무 소란스럽지 않고 조급하지 않게, 조금 더평화롭게 흘러갈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의 삶을 그렇게 조성하는 것, 소박하지만 위대한 일일 것입니다.
각자의 역할과 하는 일은 다르겠지만, 건강가정 연구와 교육 그리고 실천 현장에서 더욱 건강한 가정, 더욱 행복한 사회로 향하는 이 길을 계속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
우리 세대는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건강가정기본법으로 또 관련된 제도와 정책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문분야가 더욱 전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우리 사회가 보다 가족친화적인 문화를 확산시키고 또 돌봄의 공동체가 회복될 수 있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 후배들 또 다음 세대는 이 기반을 확장시키면서 우리 가정을 보다 건강하게 그리고 우리 사회를 보다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물들을 축적해 가야 할 것입니다.
건강가정기본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대한가정학회, 한국가정관리학회를 비롯한 관련 학회들이 통합학술대회를 기획하게 되었을 때, 우리도 건강가정기본법의 제정과 그 이후의 사항들을 정리하여 앞으로 건강가정기본법의 제정과정과 법에서 추구했던 이념들이 무엇으로부터 구체화한 것이며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기록해 놓아야 한다는 역사적인 소명의식으로 백서발간의 마음들이 모아졌습니다.
우리는 회의를 통해 우선 시기를 건강가정기본법의 제정 전후로 구분하고, 제정이전 시기는 태동기와 제정기, 제정이후 시기는 정착기와 확대기로 구분하였으며 미래비전의 장을 두었습니다.
태동기는 건강가정, 가정복지의 개념이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지던 시기이며, 제정기는 구체적으로 법제정을 위해 애썼던 시기이고, 정착기는 시행령 시행규칙이 만들어지고, 건강가정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전달체계인건강가정지원센터가 활동을 시작한 시기, 그리고 법 전면개정의 어려움에 처했다가 새 정부의 수립과 함께 주관부처가 이전되었던 시기이며, 확대기는 중앙정부의 주관부서가 다시 여성가족부로 이관하고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다양한 사업이 이루어진 현재까지로 나누었습니다.
기념사는 법 제정당시 애쓰셨던 분들을 중심으로 부탁드렸습니다. 실은 이 법의 제정에 기여했던 가정학계의 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만, 그분들의 기념사를 다 실을 수 없음이 안타까웠습니다.
회고사는 주로 초기 건강가정지원센터장을 맡아서 애쓰셨던 분들의 말씀을 듣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자료들을 가능한 한 모아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시 한 번, 건강가정에 대한 연구로 초기부터 토대를 마련해 오신 분들, 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신 분들, 지금까지 현장에서, 교육과 연구 그리고 실천을 통해 노력하시는 분들, 그 모든 분들과, 오늘 이 시간을 함께 기뻐하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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